전체 글(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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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개인전 《아무도 새롭게 태어나지 않는》 전시 서문
김민지 개인전 《아무도 새롭게 태어나지 않는 Where No One is Born Anew》 전시 서문 물질적이고 형상이 분명한 보통의 ‘몸’은 의지에 따라 가눌 수 있다. 팔꿈치에서 어깨로, 척추의 위 아래로, 상피조직이 양 옆 신경조직으로, 눈가 주름이 미세한 떨림으로, 산소가 콧구멍 안으로, 혈액이 장기로 흘러 움직인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 하여도 우리는 언어적 생각이나 의식적인 상상 혹은 기억으로 신체를 받아들이기도 한다. 언어적 상상은 청각적 신호와 인지적 사고를 거쳐 몸을 반응하게 하고, 기억 조각은 허공에 돌다가 그것 자체로 의식을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의식조차 사라지고 오롯이 ‘몸’만 존재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또한 철저한 의식이거나 착오일지라도..
2024.02.04 -
권수연 《70's biweekly, boooook》 글_시, 스코어, 컨베이어 벨트 : 전유된 이미지와 아카이브로서의 혼종적 공간
시, 스코어, 컨베이어 벨트 : 전유된 이미지와 아카이브로서의 혼종적 공간 [1] 시선별된 이미지와 편집을 거친 장(pages)으로부터 시작한다. 그것은 빛바랜 시간을 머금고, 때로는 통제된 시점으로 혹은 격렬한 프레임으로 우리 눈앞에 온다. 빛의 스펙트럼을 경유하여 마른 잉크 자국 위에서 시선을 불러일으키는 ‘이상한 이미지'는 말을 건넨다. 그 말들은 과거에는 시간의 격차를 바짝 쫓아가 당대를 주창하고 현실을 수록하며 재현에 다가가려 혼신을 다했다. 참여를 위해 지성을 발휘하고, 감성적인 관람보다 현실의 모순을 직시하도록 권유했다. 우리를 속이지 않는 말들로 잉크를 투사한 이미지는 선형적 시간에 초점을 맞추어 나아갔다. 반면, 어떤 경험에 기대어 갈 수 없는 오늘날의 장면들은 ‘다른 시간과 다른 장소..
2023.12.15 -
혜진장댄스 〈불확실한 지형을 관대하게 탐색하기〉 (2023)
불확실한 지형을 관대하게 탐색하기 𝘕𝘢𝘷𝘪𝘨𝘢𝘵𝘪𝘯𝘨 𝘜𝘯𝘤𝘦𝘳𝘵𝘢𝘪𝘯 𝘛𝘦𝘳𝘳𝘢𝘪𝘯 𝘸𝘪𝘵𝘩 𝘎𝘦𝘯𝘦𝘳𝘰𝘴𝘪𝘵𝘺인-비트윈 스페이스 랩 in-between space lab은 한국인 안무가 장혜진과 2명의 캐나다 안무가 마리 프랑스 포시에르 Marie France Forcier & 하이디 스트라우스 Heidi Strauss 사이의 트라이앵글 문화교류 리서치이다. 이들은 ‘신경다양적인 개인이자 공동체로서의 관객 Audience as neurodivergent individual and collective’을 탐구하기 위해 2023년 여름부터 리서치를 시작했고, 7월에는 영국 리버풀에서 일주일, 9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일주일, 그리고 1..
2023.11.15 -
MMCA 다원예술 2022 《미술관-탄소-프로젝트》
MMCA 다원예술 2022 《미술관-탄소-프로젝트》웹사이트 에디터 기간 : 2022년 8월 19일 ~ 10월 30일 PDF https://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Flag=3&exhId=202205090001509
2023.11.15 -
서민우 개인전 《구획들》 비평_구획들: 견고한 가벽을 재건하기
작가 | 서민우기획 | 윤태균서문 | 윤태균비평 | 나원영, 서예원, 전대한그래픽 디자인 | 박파노.파노공간 디자인 | 조승호설치 | 서민우, 윤태균, 장영민, 정명우, 조승호, 황웅태촬영 | 스튜디오 아뉴스마스터링 | 김수민프로젝트 매니저 | 강다영후원 | 서울문화재단 서민우는 구획을 통해 소리에 각자의 공간-영토를 만들어 주고, 영토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변형된 소리를 적극적으로 인정한다. 구획을 구성하는 재료인 나무, 철, 돌은 소리를 정형화된 공간 내에 붙잡음과 동시에 바깥으로 새는 소리를 고유한 물성으로 변환시켜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흘려보낸다. … 물론 전시 공간 옆 드라이아이스 공장의 작업 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서문 발췌 사진 : 서민우 구획들: 견고한 가벽을 재건하기글. 서예원 서민..
2023.11.15 -
혜진장댄스 〈투명인간이 되든, 춤을 추든 Slow Carnival World〉(2023)
〈투명인간이 되든, 춤을 추든 Slow Carnival World〉이 작업은 개인과 사회의 경계를 유동적이게 하는 것들을 알아차리는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투명인간이 된다는 다소 불가능해 보이는 상상이 400년 전부터 우리에게 남겨진 하나의 장치라면 어떨까? 허준이 집대성한 의학서 『동의보감(東醫寶鑑』(1610)에 등장하는 ‘은형법(隱形法)’은 그 당시 ‘몸을 숨기는 법’, 즉 ‘투명인간이 되기’ 위한 레시피로 남아 있다. 이 작업은 은형법이 남겨지게 된 배경을 파헤치며 이를 조상이 남긴 비밀의 선물로 추론한다. 투과적으로 변한 몸은 다양한 공존의 양태를 찾게 되며 춤을 추고 받게 된다. 춤은 이미 한 사람에서부터 시작해서 다른 사람으로 전해지는 증여(transmission)의 과정을 겪은 지 오래된 경..
2023.09.19 -
쥬노 김 《사물화되는 운동거지 Movements That Matter》(2023)
쥬노 김 Movements That Matter>는 거주하고 협력하는 공간이 우리가 살아오고 기억하는 이야기와 어떻게 직관적으로 연결되는지 탐구하고자 한다. 이 작업은 텍스타일, 드로잉, 소품, 사운드, 텍스트를 스코어로 이용하는 전시이자 퍼포먼스이다. 전시 기간 중 시청각랩에 거주하는 작가 쥬노 김의 전시/퍼포먼스는 기억의 모호함이 어떻게 퀴어적 정체성 구성에 조형적인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퍼포먼스는 건축적으로 직조된 기억의 집합으로서, 일련의 수치심이 각자가(우리가) 내리는 결정을 어떻게 정의하도록 하는지 살핀다.작가는 퍼포먼스-전시 기간 동안 시청각랩의 레지던시 작가이자 전시공간의 지킴이가 된다. 이 공간 안에서 자신이 배열한 총체적인 설치(installation) 안에서 작가는 ..
2023.09.19 -
〈뚫린 연구 Porous Research〉(2023)
[뚫린 연구 Porous Research]는 He Jin Jang Dance가 작품 을 위해 신촌문화발전소에서 지난 7주간 진행한 아티스틱 리서치이다. 전통적인 공연 제작방식과 폐쇄적인 연습 구조에 구멍을 내는 행위이자, 새로운 지식생산 (knowledge production) 담론에 참여하는 시간이었다. 이 예술적 연구에서 발견된 지식과 지혜는 공연물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과정 안에 구석 구석 자리하고 있다. 그 흔적들을 토크와 움직임 워크숍의 형태로 ‘투명하게, 구멍을 뚫어서’ 공유한다. 7주의 과정 동안 진화한 연구의 생동을 담아내며 그 안에 발생한 시행착오, 갈등 등의 요소를 생략하지 않은 채 이것이 지식이 발생하는 위치임을 기념한다. 공유회의 참여자들은 여러 단서를 통해 투명한 존재로 연구에 ..
2023.09.19